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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확실해졌습니다. 봄옷 같은 건 안 사도 됩니다. 가죽 재킷이니, 트렌치 코트니 하는 것 따위에 돈 안 써도 됩니다. 4월까지 패딩으로 버티다가 어느 순간 허물을 쏙 벗고 반팔로 돌아다니는 것이 현명한 의복 생활이 될 것입니다.
어제 이태원에 있는 울프하운드라는 아이리쉬 펍에서 치즈버거를 먹었는데, 와우, 장난 아니었어. 패티에서 숯불향이 나고 육즙이 자르르하고 치즈의 풍미가 으음- 양은 오지게 많아서 먹고 나면 소화 불량에 시달릴 지경이야. 근데 난 사진도 안 찍고 뭐했지.
불안정한 연애 관계에 들어섰을 때, 상대와 내가 바라보는 지점이 다를 때, 상대가 불합리하게 많은 권력을 가졌을 때, 던질 수 있는 가장 후진 멘트는 '우린 무슨 사이죠?'인 것 같다.
이 사회에 성차별이 없는 것처럼 말하는 사람들은 '여성'이라고 했을 때 대도시에 사는 대졸에 준하는 학력을 갖춘 2-30대 젊은 여성을 떠올리는 경향이 있다. 그런 사고 방향 자체가 성차별이라는 것도 인지하지 못하고 말이다.
우리가 브라자만 입고 거리를 누벼도 지금 우릴 성폭행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왜냐면 우리가 지금 다수로서 한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성폭력은 옷차림 문제가 아니다. 여성의 약한 지위와 권력 문제다. 라는 우리의 주장을 담고 있는 말이다.
자기가 운좋게 '좋아하는 일' '가슴 뛰는 일'로 돈 많이 벌게 되었다고 남한테 넌 왜 꿈도 없냐 꼰대짓 하는 사람보면 화나는 게, 그놈의 좋아하는 일 해보겠다고 하다가 극심한 가난에 몰리는 사람들을 봐왔기 때문에.
부자가 아니고 그다지 예쁘지 않고 살아온 세월이 정직하게 피부에 드러난 결혼하지 않은 여성은 너무 쉽게 경멸 받고 아무도 이에 대해 거리끼지 않는다.
노무현의 죽음과 이명박의 당선으로 아주 아주 이상한 사람들이 탄생해버린 기분. 사람 사는 세상이니 하는 두루뭉술한 말을 지껄이면서 성소수자, 여성문제에 배타적이고 노동자 문제엔 관심도 없으면서 진보를 자처하며 자기가 깨어있다고 굳게 믿는 부류.
한순간의 실수(?)로 한 남자의 인생을 망치게 해서 쓰냐는, 2011년까지 반복되는 그 논리, 어차피 조신한 여자도 아니면서 한번 대주면 될걸 왜 난리냐는 그 지긋지긋한 논리, 여자가 살기 편하다구요? 대한민국, 아직 멀었어요.
정다정 이번 만화 댓글이 더럽구나.... 정다정 작가는 일 관계로 아주 살짝 얽힐 일이 있었는데 똑 부러지게 자기 꺼 챙기고 매너도 좋았다. 아주 짧은 경험으로는 괜찮은 사람 같다고 느꼈는데. 어린 여자애가 성공했다고 사람들이 괴롭히는 거 같애.
이건 비밀인데 나는 늙는 게 무섭다. 진짜 몸이 떨리고 숨이 안 쉬어질 정도로. 정확히 말하면 한국사회에서 늙고 주름지고 가난한 싱글 여자로 살게 될 것이 무섭다.
나는 정말로 '진정 우리 교인이라면 내가 팬티 벗으라고 해도 벗어야 한다'는 말과 '그가 성욕 때문에 고생 중이니 여성 분들은 수영복 사진을 보내시라' '가슴 사진 대박이다. 코피 터진다.' 는 말이 어디가 어떻게 다르다는 건지 모르겠다.
근데 정다정과의 에피소드(랄 것도 없는)를 얘기해주면 다른 사람들은 어린게 건방지네. 라고 반응하더라. 혼자서 일하는 프리랜서가 자기 권리 지키려면 당연하게 요구하는 것들을. 하긴 우리나라에선 그만큼 잘나가지 않으면 당하는게 당연하지 참.
집드림 예고편 보고 설마했는데 내가 얼마나 가난하고 집을 필요로 하는 지를 두고 서바이벌을 한다고? 혹시나 하는 기대로 방송국을 찾은 탈락한 가족들은 자신의 불행과 가난만 전시 당한 채 씁쓸히 돌아서고? 정말 해도 너무 한거 아닌가.